두 번째 백일 글쓰기가 끝났다. 나는 왜 두 번이나 백일 글쓰기에 참여했을까?
첫째, 위로이다. 백쓰는 안전한 공간에서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부터 다같이 생각해봄직한 공공의 이야기까지 무엇이든 쓸 수 있다. 처음에는 이런 것도 써도 돼? 싶은 것도 백일 동안 쉬지 않고 매일 쓰려면 어떤 글감이든 끌어와야 한다. 이렇게 글감을 탐색하고 그것을 공개 글쓰기로 이어오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스스로 위로를 받는다. 나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응, 나 힘들었겠네. 이상한 게 아냐' 하고 토닥토닥 한다. 또 혼자서 벽을 보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내 글을 읽어주고 따뜻한 댓글과 하트를 표시하는 글벗들에게도 힘을 얻는다. 글벗들 또한 비슷한 어려움과 즐거움을 느끼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읽으며 '사람 사는 것, 크게 다르지 않음'을 다시 한 번 기억한다.
둘째, 습관이다. 글을 쓰면서 매일 내 머리속을 청소하는 기분이 들었다. 백일 글쓰기가 끝나고 며칠 동안 글을 안 쓰고 있는 내가 어색하다. 백쓰를 하고 있었다면 이걸 글로 썼을텐데, 그럼 정리가 될텐데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일기장이나 개인 블로그에 몇 번 글을 남겨보지만 불특정 다수가 본다는 두려움으로 자기검열을 통과할 수 있는 글감을 찾지 못한다. 백쓰에서 키운 힘을 밖에서도 활용할 방법을 찾아야 할 텐데 아직 안전한 울타리 안에 있고 싶은 내 마음을 또 발견한다.
셋째, '나'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다. 내가 진정 원하는 것,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글을 쓰면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다. 그것은 가깝게는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나의 선호를 표현할 수 있고, 멀게는 내 인생의 다음 단계를 준비할 때도 활용할 것이다.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