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토론 리더과정 72기 수강 후기 ―
아들이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숭례문 학당에서 수업하는 것을 지켜봤다. 글쓰기로 시작된 숭례문 학당과의 만남이 중학생이 된 지금도 독서와 영화토론으로 이어진다. 아이가 꾸준히 참여할 수 있는 이유가 뭘까 생각했더니 ‘논제’가 눈에 들어왔다. 나도 독서 토론에 참여해 봤다. 기승전결 논리적인 문장으로 토론자에게 묻는 논제와 발췌문이 토론에 집중하게 했다.
논제 만들기를 잘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고 리더과정 8주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평소 그림책과 소설 위주로 책을 읽었는데 리더과정의 도서 목록을 보니 마음에 부담이 컸다. 즐겨 읽던 책과 그렇지 못한 분야의 사회비평, 철학서까지 다양한 8권의 책이었다. 그나마 도서 목록을 보면 외국 소설 2편이 과거에 읽었던 책이라 다행이다 싶었다.
수업을 열고 보니 과거에 읽었던 책이라 자신 있었던 것이 논제를 발제하며 의미가 완전히 달라졌다. 평소에 어렵다고 읽지 않던 분야의 책들은 논제 발제를 통해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천천히, 깊이 읽고 의미를 탐독해야 하는 논제 만들기는 책 읽기의 새로운 즐거움을 주었다.
그동안 책을 읽어도 내 것으로 만드는 입체적인 독서에 게을렀다. 논제를 만들기 위해 책을 읽는 과정은 머리로 들어와 가슴을 치는 순간이었다. 8주 동안 내가 만들어 낸 논제에 자랑스러움과 부끄러움을 동시에 견디면서 보냈다.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처음 만들었던 논제와 마지막 논제를 비교하니 배움과 성장이 고스란히 보인다.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