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쇼펜하우어의 ‘행복론’ 함께 읽기를 마치며 ―
(…) 쇼펜하우어는 정신적 자질이 뛰어난 사람은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사교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쇼펜하우어에 의하면 고독할 때 비참한 인간은 자신의 비참함을 느끼고, 위대한 정신을 가진 자는 자신의 위대함을 그대로 느낍니다. 그런데 사교 모임은 이러한 차이를 무시하고 모든 사람을 동일선상에 올립니다. 이런 이유로 정신적 자질이 우수한 소수의 사람은 사교 모임을 꺼립니다. 사교가 특별히 가성비 높은 활동이 아님을 쇼펜하우어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자기 가치가 높은 사람일수록 세상 사람들에게 받을 것이 별로 없으므로 사교로 얻는 이익이 손실을 메우지 못해 이 거래가 불리하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말하자면 그는 사교를 통해 얻을 것이 없다. 그에게 지루함, 고통, 불쾌한 일, 자기 부정에 대한 아무런 보상이 따르지 않는다. 따라서 대다수의 사교 모임에서 자기가 포기한 것에 대한 대가로 고독을 얻는다면 좋은 거래가 된다.”
쇼펜하우어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글을 인용해 “현명한 자는 즐거운 것을 추구하지 않고 고통 없는 상태를 추구한다”고 말합니다. 쇼펜하우어의 행복론을 우리가 ‘소극적 행복론’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대변하는 말입니다. 쇼펜하우어는 “하나의 고통은 열의 쾌락에 맞먹는 힘을 가졌다”고까지 말하면서 고통이 쾌락보다 훨씬 힘이 셈을 강조합니다. 그에 의하면 모든 쾌락과 행복은 소극적인 성질을 띠는 반면 고통은 적극적인 성질을 띱니다. 이런 이유로 쇼펜하우어는 쾌락을 적극적으로 추구하지 말고 고통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라고 조언합니다.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