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얼음이 언 개울에서 썰매를 타고 놉니다. 정월 대보름에는 쥐불놀이를 하다가 언덕이나 볏짚가리를 태워먹기도 합니다. 쥐불놀이는 엄연히 세시풍속으로 허용된 놀이인데, 논밭둑에 불을 놓는 놀이로 쥐를 쫓는다는 뜻입니다. 해충을 태워없애는 효과도 있습니다. 아이들은 얼음 위에서 축구를 하기도 하고, 자치기, 구슬치기에 열중하기도 했다. 오징어 게임도 물론입니다.
70년대, 전통적인 건 모두 부정되고, 근대화라는 이름으로 모든 게 바뀌었습니다. 위생관념이 생긴 건 좋았지만, 주거환경이 달라진 거에 비해 우리의 삶은 그리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도시화로 모두가 도시로 나가면서 시골 고향의 정취도 소멸되어갔습니다. 고등학교를 다닐 때까지만 해도 하루에 두세 번 다니는 시외버스를 타고, 고향에 가는 맛이 있었습니다. 비포장도로에다 지금 생각하면 불편하기 짝이 없는 길이었지만, 그래도 좋았습니다.
그때의 공동체로 돌아가지는 못합니다. 과거의 기억은 좋은 것만 남고, 안 좋았던 기억은 소멸되어버리는 지도 모릅니다. 도시에서 새로운 공동체를 꿈꿉니다. 과거의 재현이 아니라 지금 시대에 맞는 모델을 구축하려 합니다. 개운산마을 프로젝트가 1차 사업심의를 마치고, 2차 심의를 준비 중입니다. 지금까지의 재개발 재건축과는 확연히 다른 방식으로 추진 중입니다. 그동안 없던 방식이라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더 보기)